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는 부당한 국가의 법에 항거하는 정의의 화신이다.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 왕의 딸이다. 아버지이자 왕인 오이디푸스가 스스로 눈을 찔러 실명한 채로 떠돌아 다니게 되고, 두 오빠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가 왕권을 놓고 다투다 모두 죽는다. 그리하여 안티고네의 삼촌인 크레온이 왕이 된다.
크레온은 애국자인 에테오클레스만 성대히 장례를 치러주고 반역자 폴리네이케스의 시체는 저잣거리에 그냥 버려두어 야생동물들에게 먹히게 하라는 포고를 내린다. 안티고네는 혈육의 정에 이끌려 크레온의 명령을 어기고 버려진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에 흙을 뿌리면 장례 의식을 치른다. 격노한 크레온은 안티고네를 체포하여 동굴에 가둔다. 안티고네는 동굴에서 자살하고, 안티고네를 연모하던 크레온 왕의 아들 하이몬도 안티고네를 따라 자살한다. 이 사실을 안 크레온 왕의 아내 에우리디케도 아들의 뒤를 따라 자살한다.
고대극 가운데 가장 많이 상연되는 「안티고네」에서는 남성과 여성, 정치적 사고방식과 혈연적 사고방식, 이성과 감성, 올림포스와 저승 등의 대비를 볼 수 있다. 헤겔은「안티고네」를 염두에 두고 ‘동등한 권리를 가진 두 원리의 충돌’이 비극의 핵심이라고 했지만, 오늘날에는 크레온으로 대변되는 국가의 명령이 안티고네가 지키려는 불문율만큼 정당성을 갖지는 못한다는 해석이 주류를 이룬다.
저자 이길호
고전과 역사 속에서 지혜를 채굴하면서 시조 짓기를 좋아한다.
《논어 시조로 풀다》, 《맹자 시조로 풀다》, 《대학ㆍ중용 시조로 풀다》, 《우리나라 역대 왕이름을 시조로 풀다》, 《한국 독립운동가 시조로 풀다》, 《임진왜란 시조로 풀다》, 《채근담 시조로 풀다》, 《시조로 쉽게 정리한 고교한국사》, 《독도 시조로 풀다》, 《성웅 이순신 시조로 우러르다》, 《지금 바로 당장 아이와 함께 공부 다시 시작하기》, 《자전거 타고 문학관 기행 윤동주 문학관》 등 시리즈 10권, 《일리아스의 아킬레우스》, 《오디세이아의 오디세우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등 30여 권의 전자책을 저술하였다.